
나의 터닝포인트, '비움'으로 시작하는 새해 첫걸음
어느덧 달력의 마지막 장이 손끝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네요.
창밖의 공기는 더 차가워지고, 괜스레 마음 한구석이 시린 걸 보니, 정말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나 봅니다.
연말이면 으레 새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마음에 조급해지곤 하죠.
내년에는 무엇을 새로 배우고, 어디를 가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텅 빈 새 다이어리를 빼곡히 채워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휩싸입니다.
하지만 혹시, 이런 생각해 보신 적 없으신가요?
무언가를 채우기 전에,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어쩌면 정성껏 '비워내는' 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동안 메고 온 배낭이 너무 무겁지 않으셨나요?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저마다의 배낭을 메고 쉼 없이 걸어왔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웠을 그 배낭 안에는, 이제 너무 많은 것들이 뒤섞여 우리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우리, 같이 한번 배낭 속을 들여다봅니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라는 돌멩이가 들어있고, '내년에는 더 잘해야 해'라는 기대라는 무거운 책 몇 권이 꽂혀 있습니다.
빛이 바랜 줄도 모르고 계속 품어왔던 오래된 인연이라는 낡은 옷가지도 보이고, 정체를 알 수 없어 더 두려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배낭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네요.
이 모든 것을 그대로 짊어진 채, 어떻게 새로운 길을 가볍게 떠날 수 있을까요?
새해의 첫걸음은, 이 무거운 배낭을 일단 내려놓고, 그 안에 든 것들을 하나씩 꺼내보는 용기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나를 위해, 연말의 작은 의식을 함께 치러볼까요?
거창한 의식은 필요 없습니다.
그저 따뜻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올 한 해 나의 마음을 무겁게 했던 것들을 가만히 떠올려보는 겁니다.
그리고 하나씩, 다정하게 작별 인사를 건네봅시다.
첫째, 마음 한 편의 후회를 비워내 봅시다.
후회는 우리를 과거에 묶어두는 가장 질긴 밧줄입니다.
'실패'가 아니라 '경험'이었다고, 그 경험 덕분에 조금 더 현명해졌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괜찮아요. 우린 그저, 배우는 중이었을 뿐입니다.
둘째, 나를 지치게 한 관계를 비워내 봅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나를 더 작아지게 만들고, 나의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관계가 있다면, 이제는 조용히 거리를 둘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것은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가장 소중한 자기 돌봄입니다.
셋째, 빛바랜 목표들을 비워내 봅시다.
연초에 세웠던 수많은 계획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는 다른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더 이상 내 마음을 설레게 하지 않는 목표들은, 묵은 숙제처럼 쌓아두지 말고 과감히 비워내세요.
그 빈자리에 정말 내가 원하는 새로운 꿈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말입니다.
"도를 얻으려면 나날이 보태고, 지혜를 얻으려면 나날이 덜어내라."
- 노자 -

비워진 그 자리에, 어떤 희망이 스며들까요?
모든 것을 비워낸 마음은 텅 빈 공허함이 아니라, 오히려 따스한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고요한 빈방과 같습니다.
어지러운 잡동사니가 사라진 그 방에, 우리는 이제 정말 소중한 것 하나를 새로 들여놓을 수 있습니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매일 아침 5분, 나를 위한 시간을 갖겠다'는 작은 약속 하나, '소중한 사람에게 더 자주 마음을 표현하겠다'는 따뜻한 다짐 하나면 충분합니다.
'채움'은 억지로 애쓸 때가 아니라, 이처럼 기꺼이 '비워냈을 때' 비로소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의 첫걸음을 응원하며
한 해의 끝은 무언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시간입니다.
새로운 다이어리의 첫 장을 무엇으로 채울지 고민하기 전에, 올 한 해 수고한 내 마음속 묵은 짐들을 먼저 비워내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가벼워진 마음으로 걷게 될 여러분의 새해 첫걸음은, 분명 작년보다 훨씬 더 멀리, 그리고 훨씬 더 행복하게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지난 한 해의 당신과, 다가올 한 해의 당신 모두를, 온 마음 다해 응원합니다.
gracepresent.com, blog.gracepresent.com
오늘 나눈 이야기가 마음에 작은 울림을 주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위 두 곳은 저희가 건강과 삶에 대해 정성껏 써 내려간 다른 이야기들을 모아둔 소중한 서재입니다.
언제든 편안한 마음으로 들러, 잠시 쉬어가셔도 좋습니다.
비워내야 할 마음 | 새롭게 채워야 할 각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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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후회와 아쉬움 | 새로운 배움에 대한 설렘 |
나를 힘들게 한 관계의 무게 |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과의 시간 |
더는 설레지 않는 낡은 다짐 | 내 가슴을 뛰게 할 작은 실천 |